Ocragela : 

Tracing another Origin

셀린박 갤러리에서 열리는 Ocragela : 전시 기간동안 채수원 작가와 관객이 소통하는 곳입니다. 질문을 하단부에 남겨 주시고, 그에 따른 작가님의 답변을 확인해주세요.

Q: 작가님 오크라겔라를 처음 만들게 된 이유가 뭔가요?

A: 일반적으로 바이오 플라스틱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기도 하는 젤라틴, 글리세린, 물로 샘플을 만드는 실험을 해보는 과정에서 만약 플라스틱처럼 딱딱하지 않고 유연한 메테리얼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 새로운 형태의 텍스타일로 사용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비율과 온도, 만드는 방식들을 여러 방향으로 테스트해 보았고 그 안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꾸준히 발전시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붉은 황토'에서 다양한 기능들과 가능성을 끌어내었던 고대 인간들의 창의성과 생명력을 오마주하기 위해 붉은 황토를 더했으며, 붉은 황토는 색뿐만 아니라 바인더로 작용합니다.

Q: 작가님은 네덜란드에서도 매일 하루종일 작업을 하시나요?

A: 졸업하기 전에는 작업에만 몰두하고 할애하는 시간이 많았던 반면에, 졸업하고 개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기 시작한 이후로 작업뿐만이 아니라 작업 외적인 것들에 대해서도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먼저 연락이 온 디자이너나 회사들 또는 매터리얼 라이브러리들과의 소통이 필요하고, 보내 줄 샘플들을 준비하고 배송 보내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또 펀딩이나 공모전 같은 것들을 직접 찾아보고 준비해야 하므로 그런 부분들에도 시간을 많이 쏟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제가 하는 작업은 하루에 몰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사이 사이에 텀이 필요한 작업이다 보니 그 시간 사이에는 외적인 것들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네덜란드에서 전시를 기획하고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한 기관에서 작년 1월부터 어시스턴트 큐레이터이자 영 탤런트 팀으로 소속되어 일하고 있어서 그것을 위해서도 시간을 잘 분배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작가님은 작업 중 주로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A: 작업 중에는 다른 생각을 하기보다는 기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제가 하는 것에 따라서 바로 결과물들이 달라지기도 하는 예민한 작업이기 때문에 제삼자에게는 단순 작업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 스스로는 계속해서 매터리얼을 살피고 제가 원하는 이상적인 결과물을 위해서 집중하게 됩니다. 물론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때로는 집중하기 어려운 순간도 있고, 혹은 조금은 나태해졌을 때 결과물에 그런 것들이 담기는 것을 보면서 좀 더 과정과 순간순간에 정성을 담고,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소재를 보면 두께가 다르던데 점성이 강하여 퍼지지 않은 건가요 아니면 일부러 그렇게 하신건가요?

A: 오크라겔라의 두께는 제가 원하는 대로 조절을 할 수 있지만, 기계로 하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규격화되거나 공장식으로 찍어내는 것보다 손맛이 느껴지는 것들에 더 마음이 가다 보니 가변성과 즉흥성을 의도적으로 담으려 하고 있고 그것이 오크라겔라를 자연적인 소재로서 더 힘을 가지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Q: 재료만 있으면 일반 사람들도 만들 수 있나요?

A: 저는 개인적으로 디자인이든 예술이든 장르나 미디엄에 상관없이 모든 창조적인 행위들이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리는 이상적인 것들을 만들고 싶은 누군가의 원초적인 열망, 진정성 그리고 노력이 담긴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을 담아서, 저는 최소한의 것들을 가지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저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끌어내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방식을 통해 저만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수필은 누구나 쓸 수 있는 자신의 이야기이지만, 그 사람이 전달하는 태도와 방식 그리고 그 사람의 성향과 삶이 반영되듯이 저는 쉬우면서도 솔직한 이야기를 디자인에 담고 싶고, 그 안에서 저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들을 보여주는 것이 저의 목적이자 방향성입니다.

Q: 작가님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기포가 생기는 것과 생기지 않는 작품이 눈에 들어옵니다. 작품을 만들면서 재료의 비율에 따라 기포가 생기는 건가요? 기온이나 습도에도 영향을 받나요?

A: 기포는 텍스처를 제 의도에 따라 바꾸는 것처럼, 때로는 기포를 살리기도 하고 제거하기도 합니다.

Q: 색감같은 경우, 여러색감을 가지고 제작하시던데, 혹시 원하는 색감으로도 제작이 가능하신가요?

A: 네 물론 가능합니다.

Q: 작가님 작품 그리고 전시 매우 인상깊게 봤습니다. 저는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미디어 속에서 뿐만 아니라 직접 눈과 손으로 본인만의 작품을 만들고싶어 현재는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방향을 틀어 준비중입니다. 작가님께서는 한국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시고 네덜란드로 가실 때에 막연함이라던가 본인이 늦은거 같은 촉박함이 있으셨나요? 또한 작가님이 네덜란드에서 전공하신 과는 '오크라겔라'와 같은 신소재를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인지도 궁금합니다. 인테리어나 무대디자인을 준비중이지만 직접 신소재를 개발하여 지속가능하고 자연친화적인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없이 오직 작품의 의도와 주제만 몰두하여 보여주려고 생각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A: 제가 유학준비를 시작할 무렵 이미 저는 늦음과 빠름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났던 시기여서 그 시기를 되돌아보면 저는 궁금했고, 설렜고,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이미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끝났었고, 조금씩 원하는 것과 가까워진다는 생각으로 행복했던 것 같고요. 그런 점에서 질문자님이 이미 방향을 틀어 원하시는 것과 좀 더 가까워졌다면 저는 늦음과 빠름의 문제보다는 그 방향성과 그 길을 가는데 있어서 새롭게 다가오는 많은 것들을 느끼고 즐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다녔던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번은 과 이름이 인간과 웰빙, 인간과 액티비티, 인간과 레저 등등 이런 식으로 주제나 방향성에 의해 나뉘기 때문에 그런 큰 틀 속에서 각자가 디자인을 표현해내는 수단이나 방법은 자유로웠습니다. 어쩌면 질문자님이 가지고 계신 고민이 우리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틀에 대한 고민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 틀과 조금은 거리를 두고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추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나를 당기는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을 많이 하고 그것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신다면 언젠가는 더욱 자유로운 마음으로 편안하게 즐기게 되시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Q: 작가님의 작품을 보고 패션을 공부하는 저에게는 매우 큰 귀감이 되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하여 어쩌면 너무 쉽게 생각했었나 하는 자괴감도 듭니다. 작가님의 전시를 보고 저도 저만의 소재를 만들어보는걸 목표로 스스로 탐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그런 저에게 소재개발과 관련한 책을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A: 이 두 권을 우선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Radical Matter (Kate Franklin, Caroline Till) / Why Materials Matter (Dilesh Solanki).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두 권은 요새 메테리얼 디자인을 하는 어느 정도 알려진 디자이너들의 작업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단편적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시대에는 어떠한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자신만의 소재들을 다루고 있는지 파악하는 용도로 추천해 드립니다. 또한 요즘은 다양한 메테리얼 라이브러리들이 온라인 시스템을 잘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도 좋은 참고대상이 될 것 같습니다.

Q: 안녕하세요 작가님 먼저 작품활동 하신거 보게되어 영광입니다! 하지만 작품을 구경하는 와중에 궁금한것이 생겨 이렇게 질문을 남겨보아요 설명을 들어보았는데 네덜란드에서 작품활동을 하실 때의 공간과 매우 흡사하게 만들어놓으셨다고 들었는데 제가 보기에는 매우 협소한 공간에서 작품하실 때 불편하신 점은 없으신지, 왜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 작업하시는지, 황토도 다양한 색감이 있지만 붉은 계열 색상보다는 다른 색을 표현하고 싶으셨던 적은 없으셨는지 궁금하여 질문 남겨봅니다! 저희가 보지 못하는 사회의 일부분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그것을 또 아름답게 디자인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A: 우선 네덜란드에서의 작업실은 더 큰 사이즈의 공간입니다. 지금 갤러리에 마련된 장소는 아무래도 갤러리의 사이즈에 맞춰서 그 안에서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하려고 한 것이고 실제 사이즈는 조금 다릅니다. 하지만 제가 실제로 네덜란드에서 작업하고 있는 공간도 크지 않고 불편한 점이 있는 것도 맞고요. 하지만 그것은 제가 협소한 공간을 선호한다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작업실 대여 비용이나 매물이 적다는 점 때문이고, 앞으로 좀 더 여유로운 사이즈의 공간으로 넓히는 것이 소망입니다. 그리고 색상 범위도 넓혀갈 생각입니다. 한 예로, 제 사이트에 보면 Plastigela 라는 이름의 메터리얼이 있는데 그 버전의 소재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이용한 것으로 좀 더 비비드하고 다양한 색상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여러가지 버전으로 꾸준히 발전시켜나갈 예정입니다.

Q: 만져본 오크라겔라 질감이 굉장히 거칠고 빳빳하다고 느껴졌는데, 의류를 만드실 때는 어떻게 만드시나요? / 전시장에 있는 오크라겔라 색 외에 파랑색,보라색 이런 색 계열도 만들어낼 수 있나요? (파스텔 톤도요) 전시 신선하고 색다른 경험이에요.

A: 오크라겔라는 제가 원하는 대로 두께나 유연성을 조절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질감과 두께로 제작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시 중인 오크라겔라 중에서도 더욱 유연하고 얇은 버전이 있는데 그 버전을 주로 텍스타일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색상 구현 범위 또한 넓혀갈 생각입니다.

Q: 황토, 젤라틴, 글리세린, 물을 가지고 여러점도와 형태의 오크라겔라를 제작하고 계신데 혹시 제작시에 재료의 농도에 따른 결과물의 특징을 기록하여 자료화 하고 계신가요?

A: 네, 서로 다른 형태와 특성의 오크라겔라를 제작할 때마다 비율이나 온도, 만드는 방식과 같은 변수들에 대한 것들을 꾸준히 기록해 두고 있습니다.

Q: 애니마를 제작하실 때 기존의 오브제에다가 오크라겔라를 얹어서 쉐입을 만드는 건지 아니면 오크라겔라만 사용해서 애니마를 만드는 건지 궁금합니다.

A: 애니마 시리즈의 오브제들은 나무 구조의 디자인과 제작이 먼저 진행되고, 그것에 오크라겔라를 입히는 식으로 제작이 됩니다.

Q: 안녕하세요 작가님. 저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제품디자인 회사에서 그래픽 작업 및 제품 디자인 기획 업무를 맡았었습니다. 마침 그 회사가 친환경, 지속 가능한 디자인 모토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번 전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회사에서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내세웠으나, 매출에 급급해 필요하지 않은 상품을 제작하고, 또 출시 이후 버려지는 상품이 많아, 저 역시 많은 고민과 일명 '현타'를 많이 느꼈습니다. 작가님의 시선에서 현재 이러한 기업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모토로 하지만 정작 그 목적에서 벗어나 있는)에 대한 의견은 어떠한지 한번 여쭤보고 싶습니다. 또한 오크라겔라의 색상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라고 하셨는데, 가장 염두에 두고 계신 색상 배리에이션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현재 작업 중인 색상은 초반 소개대로 원시시대의 느낌이 많이 났기에, 다른 색상은 어떤 느낌이 날 지 궁금해요!

A: 우선 질문자님이 어떠한 고민을 하고 있을지 이해가 되면서도 저도 많이 공감합니다. ‘지속 가능함’ 과 ‘친환경적'이라는 것이 여러 분야에서 ‘트렌드'가 되면서 그것이 때로는 마케팅의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허점이 생기기도 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추구하는 목표가 같다고 해도 기업과 사회운동가 그리고 환경운동가 사이에는 아무래도 간극이 있고 방식의 차이가 있다 보니 저 또한 그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이 많습니다. 저도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고, 그것을 통해 작업하고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지만, 그것을 통해 이윤을 얻어야 살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때로는 지름길이라든지 타협의 순간들로 시선이 가기도 합니다. 그동안은 그런 순간들이 올 때마다 더 질문하고 타협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지만, 작업을 넘어서서 삶으로 확장해서 생각해보면 저 또한 부족한 부분이 많고 완벽하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쉽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결국은 방향성이 올바르고 끊임없이 그 방향성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지 않겠냐고 감히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저는 하나의 정답으로 디자인을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질문이 되길 바라고 나의 질문이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지고 그런 순환고리가 긍정적인 영향이 되었으면 합니다.

색상에 대해서는 자연적인 안료도 이미 충분히 다양한 색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가지고 더 다양한 색상 팔레트를 보여줄 생각입니다. 지금까지는 컨셉과 이야기적인 부분에서 황토를 메인 컬러로 두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가능성을 위해 황토로 보여줄 수 없는 색상범주로 확장해 볼 생각입니다.

Q: 안녕하세요. 인상적인 작품 잘 보고 갑니다. 평소 각각의 오크라겔라 작품을 만드실 때 어떤 과정을 거쳐 계획을 세우시는 편인가요? 작품의 의도와 목적, 그리고 실질적인 제작 과정과 기간들을 어떻게 구상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좋은 전시 감사합니다.

A: 평소에는 페인팅하는 마음으로 즉흥적으로 색을 배합하기도 하고 패턴을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그 색상의 배합이나 만드는 방식들을 나중을 위해서 기록해둡니다) 왜냐하면 저는 개인적으로 시간성을 담고 제 감정을 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인데 그것들을 통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결과물들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그렇게 원초적으로 작업하는 방식이 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특성이 상용화라던지 상품을 만드는 데는 조금은 튀는 부분이 될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은 갤러리나 소비자와의 대화를 통해 원하는 것들을 맞춰나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제작과정은 오크라겔라를 만들고 건조시키고, 코팅하고 오브제에 적용하는 과정까지 대략 3주에서 4주가 걸리며 그 과정을 단축할 수는 있지만, 공장식 생산과 기계적인 생산 방식과는 다른 마음을 담고 정성을 담고 싶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유지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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